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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히티 파헤치기] 1. Tonight

이라지레 2017. 12. 13. 16:50


타히티(Tahiti)는 2012년 7월 24일 'Tonight'으로 데뷔를 했다.


당시 멤버는 민재, 지수, 예은, 정빈, E.J, 다솜.




당시 유행했던 오토튠 사운드를 주로 이용하였으며, 전체적으로는 걸크러쉬의 느낌을 내려 했다.


의상만.


나머지 부분은 걸크러쉬가 전혀 느껴지지 않지만,


그래도 어찌어찌 컨셉을 한 가지로 정의하자면 아마 걸크러쉬에 그나마 제일 가깝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솔직히 진짜로 모르겠는데, 이 의상이 주된 의상으로 보인다.


뮤직비디오를 기준으로 전주부터 중간 즈음까지 이런 쪽의 의상을 입어왔고.


무대 위에 설 때도 이 쪽 계열의 의상을 주로 선택했다.



그런데 막상 앨범 표지를 보면 이런 느낌이다.


엥. . . ?


여름을 겨냥하려 시원한 여름 노래를 들고 온 걸그룹인가?


아니, 오토튠이 상당 부분 가미된 일렉트로닉 음악이다.


앨범 표지와, 무대 의상과, 노래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심지어 뮤직비디오 후반에는 이런 의상을 선보인다.


이런 순백의 의상은 일렉트로닉 쪽하고는 좀 안 어울리지 않나?


아니, 어울린다고 쳐도 적어도 Tonight과는 거리가 꽤나 멀다.


아니 Tonight과 잘 어울린다고 쳐도 그건 또 그거대로 문제다.


안 어울리면, 왜 이 의상을 굳이 입혔는 지가 논쟁거리고


어울린다면, 이렇게 괜찮은 의상을 두고 왜 필요 이상으로 걸크러쉬를 살리려 했는 지가 논쟁거리다.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노래의 퀄리티가 상당히 많이 떨어진다.


2012년이면 한창 오토튠의 열기가 뜨거울 때다.


하지만 동시에 2009년 즈음부터 쭉쭉 뽑아먹힐 대로 뽑아먹히고 있었던 지라


한창 핫하면서도 서서히 열기가 식어갈 때다.


솔직히 한창 오토튠이 아이돌 노래의 90% 이상을 판치고 있는 절정기에서도


"기계음을 쓰는게 무슨 노래냐"는 목소리가 나왔는데,


그러고부터 몇 년이 지나고나서는 오죽했을까.


그런 면에서 보면 Tonight은 당시 시대상을 제대로 읽지 못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라고는 말 해도 사실 오토튠만이 문제는 아니다.


솔직히 '제국의 아이들 - Mazeltov'처럼 심한 왜곡이 일어날 정도로의 오토튠도 아니었고,


그냥 당시 가요계 분위기를 생각해보면 충분히 시도할 수 있었을 정도로 소프트하게 쓰였다.


가장 근본적으로는 노래가 별로였다.


처음 시작부터 베이스드럼 소리로 분위기를 깔더니


이후 나오는 것은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하이톤이었다. 오토튠은 덤이다.


원래 이런 전주라면 조금은 낮은 음으로 시작을 해서 서서히 음을 높여가며


후크에서 빵 터트려줘야 분위기가 더 살텐데 말이다.


아 물론 Tonight에서도 서서히 음을 높여가서 후크에서 터트리기는 한다.


그런데 첫 음이 높다보니 후크는 더 높아져버렸다.


유연정도 이 음을 듣고는 "아. . . 에반대. . ." 할 정도로 높은 음으로.


괜히 오토튠을 사용했던게 아니었다 하는 생각도 든다.












솔직히 어느 걸그룹이 처음 시작부터 잘 했겠냐만은, 그래도 좀 심하다는 생각도 든다.


명확하지 않은 컨셉, 오토튠이 하향세를 찍기 시작하던 시점의 오토튠 떡칠,


노래 퀄리티의 부족, 오토튠에 묻혀 뽐낼 수 없던 가창력, 찾기 힘든 매력 포인트


등이 모두 한 데 어우러져 삼위일체로도 부족한, 버뮤다 팔각정에 빠져버렸다.


굳이 다른 아이돌을 두고 타히티를 보게끔 하는 그런 이끌림이 단 한 군데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물론 이것만으로 주구장창 문제 삼기에는 문제가 있다.


처음부터 좋은 모습을 보이면 더 할 나위 없겠지만, 그러기 힘들다는 것을 모두가 안다.


한 번의 타겟팅 실패를 했으면 이를 발판 삼아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극적이다.


타히티는 그랬어야 한다.


그랬어야 했다.


그것 외에는 헤쳐나갈 만한 큰 방안이 없었다.


하지만 그 때는 몰랐다.


타히티가 한 번 더 비슷한 실수를 하게 될 줄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