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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릭스(Holics)의 펑키덩키(Funky Dunky)를 들으며,

이라지레 2017. 12. 20. 23:30


1. 홀릭스(Holics)라고 하는 걸그룹이 있다. 나이가 꽤나 어린데, 멤버들의 연령대가 꽤나 낮다고 할 수 있는 에이프릴보다도 평균 연령대가 낮다.






2. 그녀들의 데뷔곡은 'U.Lie'. 그런데 이 노래가. . . 참. . . 내가 느낀 바를 그대로 발설해보면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노래의 퀄리티가 참 처참했다. 그 왜 뭐 많지 않은가. 도저히 이 노래는 퀄리티가 영 좋지 않아 1분 미리 듣기조차 다 채우지 못 할 것만 같은 퀄리티의 노래. 나의 경우에는 홀릭스의 데뷔곡이 딱 그랬다. 그녀들이 행사를 뛸 때 보여주던 관람객들의 표정이. . . 그래 여기까지 하자.






3. 솔직히 홀릭스는 그렇게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지나 싶었다. 아이돌의 세부 연혁을 다루는 책이 출간된다면 저기 저 주석으로 겨우겨우 달리지 않을까 할 정도의 발자국만을 남긴 채. 그런데 얼마 전 그녀들이 뮤직뱅크에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아리랑TV나 더쇼, 쇼챔피언이 아니라 뮤직뱅크로? 또 U.Lie 같은 노래로 뮤직뱅크에 나오면 그야말로 돈 낭비가 따로 없을텐데?






4. 그런데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나의 콧대를 사이타마처럼 원펀치로 내리 꽂아버렸다. 아. . . 역시 이래서 선입견과 편견이 무서운거구나 싶다. 그녀들은 'Funky Dunky'로 완전 색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5. 물론 노래에는 흠이 많다. 1절과 2절이 시작될 부분에 오토튠이 거슬리게 들리고, 노래를 잘 하지 못 함이 너무나도 명확하게 들려왔다. 물론 후크에 들어서서는 이런 단점을 서서히 승화시키고 있거니와, 어린 나이 그리고 톡톡 튀는 비트 위에 더해지는 앙증맞은 랩은 의외로 조화를 일으키고 있다.






6. 더군다나 안무가 정말 볼만하다. 다른 퍼포먼스형 아이돌처럼 볼거리가 풍성한 안무의 구성은 아니지만, 노래 분위기와 아주 잘 맞아떨어지는 안무에다가 멤버들 스스로에게도 스키니진처럼 딱 들어맞는 춤이다. 콩콩 뛰어다니는 안무, 차츰 멤버들이 한 줄로 겹쳤다가 차츰 한 명 씩 가로로 흩어지는 안무, 그리고 전체적으로 주가 되는 움직임의 방식 등. 모든 것이 참 마음에 든다. 절대적인 수치로 보자면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난 적어도 U.Lie 보다는 훨씬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아니,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라면 절대적인 수치로도 꽤나 괜찮은 모습이다.

데뷔곡 U.Lie가 학점 1점대의 학사경고감이라면, 이번 Funky Dunky는 학점 3점 중후반대를 기록한다고 볼 수 있으니 사실상 교내장학금감이다.






7. 홀릭스, 정말 이를 갈았다 하는 것이 보인다. 얼마나 이를 악물고 열심히 연습을 했는 지가 보인다. 이래야지. 역시 이래야 한다. 데뷔곡에서 큰 실패를 겪었으면 그 실패를 경험 삼아 일어설 줄을 알아야 한다. 대부분의 실패한 데뷔곡을 낸 걸그룹이 이것이 잘 안 되는데, 홀릭스는 이를 실현해냈다. 이게 나ㄹ. . . 아 아니 이게 걸그룹이다! 더 좋은 모습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