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누구의 여동생 걸그룹.
참으로 많이 붙는, 많이 볼 수 있는 수식어다.
신인 걸그룹에 있어서 처음 이목을 끄는 것은 매우 중요하기에
기존 소속사에 있던 선배 걸그룹의 이름을 빌려 마케팅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큐브엔터테인먼트 '포미닛' 여동생 걸그룹 'CLC'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씨스타' 여동생 걸그룹 '우주소녀'
해피페이스엔터테인먼트 '달샤벳' 여동생 걸그룹 '밍스(현재는 드림캐쳐로 이름을 바꿨다)'
MBK엔터테인먼트 '티아라' 여동생 걸그룹 '다이아'
이렇게 자매 관계를 만드는 경우는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남매 관계로 만드는 사레는 썩 쉽지만은 않다.
아, 한 가지 있다.
'엠블랙 여동생 걸그룹'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데뷔를 한 '투엑스(Two X)'다.
참회의 망치를 맞고
투엑스는 2012년 8월 20일 'Double Up'으로 데뷔를 한다.
엠블랙 여동생 걸그룹으로 마케팅을 시도한 첫 시작점이 된 곡이다.
당시에는 나름 괜찮았던 소속사를 달고서 활동을 이어갔지만 반응이 썩 좋지는 못 했다.
이윽고 2013년 2월 12일에는 'Ring Ma Bell'을 발매한다.
꽤나 괜찮은, 괜찮았어야 할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메인보컬의 상당한 콧소리 섞인 성량,
리드보컬의 파트 분배 정도의 처참함,
서브보컬이 리드보컬보다 개인분량이 많은 아이러니한 현상이 섞여
영 좋지 못 한 색을 내고 있었다.
군대 기상나팔처럼 별로 벨을 울려주고 싶지 않은 곡이었다.
실패에 대한 참회의 기간이었던걸까,
투엑스는 3년의 공백기간을 가진다.
2016년 8월 23일이 되어서야 '꽂혀(Over)'로 컴백을 한다.
적절한 리드보컬이 이제서야 제 갈 길을 찾아가고,
전체적인 파트 분배와 곡 구성 모두가 좋았다.
하지만 어째 빛을 보지는 못 했다.
Ring Ma Bell 활동 때의 비참한 모습이 너무 컸기 때문일까.
보컬 역전 현상
Ring Ma Bell에서는 한 가지 이상한 점을 느낄 수가 있다.
분명히 '리드보컬' 포지션으로 되어있는 멤버 '은'의 파트가
'보컬(혹은 서브보컬)'의 포지션을 맡고 있는 멤버 '수린'의 파트보다 적다.
응?
일반적으로 파트의 분배가
메인보컬 > 리드보컬 > 서브보컬 ≥ 랩
정도로 된다면 상당히 이상적이지만
메인보컬 > 서브보컬 > 랩 > 리드보컬
의 양상을 띄고 있다.
실제로 러닝타임 3분 31초 중,
(애드리브 제외, 다같이 부르는 파트 제외, 책임소재 불분명한 파트 제외, 소수점 단위 삭제)
각자 개인파트를 부여 받은 시간이
메인보컬 '지유'는 53초,
리드보컬 '은' 11초,
서브보컬 '수린' 37초,
랩 담당 '민주' 16초,
랩 담당 '은영' 11초
로써 서브보컬이 어째 리드보컬보다 3배에 해당하는 파트를 부여받았다.
아무래도 비주얼이 받쳐주는 수린(서브보컬)을 밀어주려던 행동의 양상인 것으로 예상되는데,
덕분에 라이브 방송에서는 본인의 파트를 스스로 힘겨워하는
다소 거북한 현상이 나와버렸다.
한 가지 더 눈여겨봐야 할 점은, 그나마 얼마 없는 은의 리드보컬 파트마저도
오토튠을 입혔다는 점이다.
가렴주구의 참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필귀정
다행히도 '꽂혀' 활동 때는 달랐다.
오토튠이 빙의하여 어쩔 줄 몰라했던 리드보컬이라는 영혼이
드디어 연옥에서 벗어나 본인의 제자리를 찾았다.
덕분에 곡이 전체적으로 수타면처럼 탄탄해지는 효과를 보았다.
서브보컬보다 리드보컬이 많은 파트를 분배 받음은 당연한 일인데,
마땅히 그래야만 하는 일이 눈에 띄는 점이라니.
Ring Ma Bell 때의 파트 분배가 상당히 잘못 되었음을 시사하는 바다.
확실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Ring Ma Bell의 파트 분배
메인보컬(53초) > 서브보컬(37초) > 메인랩(17초) > 리드보컬(11초) = 서브랩(11초)
는 상당히 심한 수치다.
다행히 '꽂혀' 활동 때는
리드보컬(1분 4초) > 메인보컬(1분 2초) > 서브보컬(28초) > 랩(22초)
로 상당히 안정감이 있는 분배를 받았다.
콧마벨
투엑스는 Ring Ma Bell 활동을 하면서 비운의 별명을 얻게 되었다.
메인보컬 지유의 목소리가 너무 코맹맹이여서 붙여진 별명.
콧마벨이다.
비성과는 차원이 다른 개념이다.
그냥 정말 코감기 걸린듯한 목소리를 라이브로써 보여주었다.
저렇게 부르면 코가 아프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거기에 목감기 걸린 듯 여리여리한 목소리를 보여준 수린의 라이브와 함께
화룡점정을 듣는 이로 하여금 선물해주었다.
물론, 유독 Ring Ma Bell에서만 이 점이 두드러진다.
'지유'의 보컬이 그렇게 듣기 싫을 정도로 코맹맹이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닌데 말이다.
듣다 보면 상당히 개성 있고, 성량도 괜찮아 도입부와 후크에 적절한 보이스다.
덧붙이자면 '은'의 보컬은 조금 허스키하고 힘이 실려있어 브릿지와 후크에 적당하며
'수린'의 보컬은 여리여리하면서 깔끔하여 도입부 혹은 브릿지에 알맞다.
이렇게 상호보완 작용을 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닌 보컬이 모였음에도
Ring Ma Bell 때 보여준 이상한 결과는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비록 그녀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도
그녀들은 한국에서는 모습을 잘 보이지 않는다.
3년 만의 컴백이었던 '꽂혀' 활동 때도 음악 방송에 별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일부 예능에 나오기는 했지만, 주요 무대로 삼지는 못 했다.
아무래도 홍콩 소속사에 소속되어 활동을 하기 때문인걸까.
한국보다는 외국 쪽으로 스케줄이 더 많다고 한다.
실제로 투엑스 유튜브를 가도 모든 영상에 중국어 자막이 씌워져있고.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한가.
비록 엠블랙 여동생 걸그룹으로 시작하여
현재는 외국으로 주 무대를 이동했지만
꾸준히 활동을 보여주는 그녀들의 모습에
그저 감사를 표명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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