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17. 3. 2. 22:48

나는 중학생 때 부터 일정한 주제 없이 네이버 블로그를 해왔다.


그냥 그 때 그 때 나의 구미가 당기는 주제만으로 글을 써왔고,


그래서인지 일정한 고정 방문자도 없었고, 나조차도 금방 질리기 일쑤였다.


마땅한 방향성이 없으니 이리저리 방황하기 바빴다.


그리고 대학생이 되어, 왠지 본격적으로 글을 써보고 싶었다.


소설, 시, 리뷰라거나 평론 같이 문학적이거나 딱딱한 글이 아니라


인형처럼 폭신폭신한 형식의 블로그 글은 나의 발길을 휘어잡았다.


그리고 나의 최대 관심사인 걸그룹을 기점으로 하여 네이버 블로그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네이버 블로그는 그 고유가치가 서서히 떨어지고 있는 요즘이다.




그 때 문득, 죽기 직전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마등이 한 가지 지나갔다.


티스토리 블로그.


마침 요즘 네이버 블로그의 영향력이 서서히 떨어져가던 상황에


티스토리는 팔랑귀였던 나에게 한 번의 날개짓을 해주었다.





사실 티스토리 블로그가 처음은 아니다.


초대장을 받아야만 블로그를 개설 할 수 있는데, 난 이미 개설이 되어있었다.


대학교 때 들었던 강의의 영향이다.


대학교 2학년 시절, '뉴스기초실습'이라는 수업을 들었다.


전공수업이었는데, 이상하게도 수강 신청 당시에까지 교수님의 이름이 기재되지 않았었다.


일부 이상한 낌새를 느낀 학생들은 다른 수업으로 건너갔고,


정말 아무 생각없었던 나는 그냥 이 수업을 계속 듣기로 했다.


마침내 첫 강의가 시작되었고, 교수님으로 오셨던 분은 경남도민일보에서 현재 출판미디어국장을 맡고 계신 '김주완' 교수님이였다.


조금은 연세가 있으심에도 불구하고 SNS을 많이 사용하셨는데,


그 영향을 받아서인지 1주차 과제가 '티스토리 블로그' 만들기였다.


교수님께서 학생들에게 초대장을 나누어주셨고,


앞으로 블로그를 어떻게 운영해갈 지에 대한 포스팅은 1+1 사은품 행사격이었다.


나는 그 때 티스토리 블로그를 만들었다.


내가 가장 마지막에 포스팅했던 글은 2014년 6월.


김주완 교수님의 강의가 끝남과 동시에 나는 티스토리의 필요성을 지하철에 놔둔 우산처럼 새까맣게 잊어버렸다.


그 글의 내용은 대충 이러했다.


"네이버 블로그가 관리하기가 더 쉽고, SNS에서 중요시 되는 소통을 더욱 원활하게 할 수 있다. 이제 티스토리에서 네이버 블로그로 갈아탈 때가 온 것 같다"


김주완 교수님께서 행여나 그 글을 보셨다면 어떤 반응을 보이셨을 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내가 본다면 참으로 철없고 미래를 내다보지 못 한 문장이었다.


그 때는 왜 몰랐을까?


티스토리에 비해 관리하기가 쉽고, '이웃'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소통이 비교적 쉽다는것.


이것이 네이버 블로그가 지닌 장점의 전부였다.


저것만을 바라보며 네이버 블로그를 붙잡고 있는 것은


작은 것을 위해 큰 것을 버리고 있던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지금부터, 티스토리 블로그에서 나의 자리를 틀 것이다.

Posted by 이라지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