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 블로그를 방치했다.
사람들이 많이 보고 말고를 떠나서 그냥 마이너 걸그룹을 보며 개인적인 만족감을 채우며 살았건만
생각외로 바빴던 대학생활 덕에 블로그는 고사하고 걸그룹조차 잊으며 지냈다.
내가 제일 좋아했던 걸그룹은 해체를 했고, 그 이후로는 딱히 특정 걸그룹의 특정한 누구를 딱히 바라본 적이 없다.
어느 걸그룹이 소리 소문 없이 데뷔했는지도 모르고...
그런데 어느날 한 정부 부처에서 아이돌 외모를 규제하겠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 무슨 피콜로 더듬이 빠는 소리인가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지들이 가지지 못한 것을 남도 못 가지게 하려는 되도 않는 심보 그 자체의 가이드라인이었다.
바른미래당의 한 대표는 유튜브에서 그 정부부처의 장관을 신명나게 깠다.
그리고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이 규제는 강제성이 없다느니 전형적인 아님말고 식 운영.
생각해보면 유명하든 유명하지 않은 걸그룹이든 외모가 그렇게 비슷하다고 판단된 적은 없다.
일부 성형티가 팍팍나는 걸그룹이라면 모를까, 절대다수의 걸그룹은 한 걸그룹 내에서도
다른 걸그룹끼리 묶어놔도 확실히 구분이 간다.
"요즘 걸그룹들은 다 외모가 거기서 거기라서 누가 누군지 구분이 안 가"라고 말 하는 사람들은
그저 아이돌계에 큰 관심이 없을 뿐이다.
대체적으로 상향평준화 되었으나 크게 관심이 없으니 이름이 안 외워지는 것이다.
(물론 수많은 그룹이 데뷔하고 사라지고를 반복하니 외우기 힘든 것도 한 몫 한다)
그런데 문득 생각을 해보면
4년마다 이뤄지는 총선 때는 총 300명의 국회의원이 나온다.
그런데 우리는 그 300명을 다 구분할 수 있는가?
자기 지역구 국회의원이거나, 조금 유명하다 하는 의원 말고는 누가 누군지 이름도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특히 비례대표 의원으로 가면 더욱 그렇다.
더욱 일상생활 속으로 들어가자면
같은 학교 같은 학년에 다니는 모든 사람들의 이름과 얼굴을 알 수는 없다.
졸업하고 앨범을 보면 "이런 애도 있었어?" 싶은 사람이 매우 많다.
걸그룹도 똑같다. 다만 그 사람이 관심이 없을 뿐 다 똑같이 생긴건 아니라는 것을.
문득 떠올랐다.
나름대로 마이너한 걸그룹을 하나하나 꿰뚫으며 술술 외우던 것이 내 삶의 낙이자 특기였음을
그래서 다시 블로그를 시작한다.
남들이 듣기에 좋은 노래가 안 좋게 들릴 수도,
모두가 욕하는 노래가 좋게 들릴 수도,
당연하게도 주관적일 수도 있는 글이 주로 올라올테지만
그래도 하나둘씩 마이너한 걸그룹들을 조명하던 것이 내 역할이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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