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내면의 아름다움을 느끼려면 그 사람과 오래 있어야 한다.


누군가의 매력적인 모습을 발견하려면, 한 순간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걸그룹이 그렇다.


제일 중요한 기초공사 중 하나인 '첫인상'을 쌓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난관을 수없이 봉착해버렸다.


때문에 상당히 매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한 이미지가 추노처럼 각인되어 지워낼 수가 없다.


그나마 '스텔라'처럼 꾸준한 활동으로 과거를 청산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현실이라는 것이 녹록치 않다.


꽤나 유쾌한 걸그룹이지만 이 이점이 땅속으로 계속 파묻히고 있는


'칠학년일반(7-1)'에 대한 이야기다.







겉잡을 수 없는 색상


칠학년일반은 2014년 1월 24일 '오빠 바이러스'로 데뷔를 한다.


치어리딩을 하는 듯한 안무가 인상적이지만 썩 감명 깊지는 않았다.


그 어딘가에서 레크리에이션 때 쓰면 좋을 법한 노래이기도 하다.




2014년 5월 27일 'Always'를 발매한다.


희망적인 분위기와 가사를 앞세웠지만,


뜬금없이 스스로 치마를 들추는 안무로 인해 다른 모든 것이 묻혀버렸다.


정말 한 동작의 안무가 노래 한 곡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망쳐놓은 좋은 사례다.


그래도 행사에서는 치마를 들추는 부분에서 유달리 환호성이 심해지는 것을 보면


뜻밖의 킬링파트를 만들었다고도 볼 수 있다.




2014년 11월 7일에는 '이별 파이팅'을 발매한다.


드디어 칠학년일반의 몸 속에 잠재되어 있던 기력들이 새어나오기 시작하는 타이밍이다.


노래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여느 애니메이션의 오프닝곡으로 쓰일 법 한 분위기지만


앞전의 'Always'와는 다르게 안무가 갓세븐처럼 하드캐리하는 좋은 사례다.


상당히 유쾌하고, 한 편의 미니 뮤지컬을 보는 듯 한 안무의 구성과 동선이다.


'세븐틴'과 '라붐' 데뷔 초의 전체적인 안무구성과 비슷한 느낌이다.


단순한 안무 뿐만 아니라, 안무를 보는 것만으로도 절로 즐겁고 신이나게 되는


그런 안무를 선보여주고 있다.


물론 방방 뛰는 안무가 전체의 30~40% 정도는 잡아먹고 있는 듯 하지만


"우리는 이런 걸그룹이다"하는 것을 이빨 드러내며 보여주고 있다.


그 와중에 멤버 '신이랑'의 발레도 깨알같이 감상할 수 있다.




2015년 6월 1일에는 '하얀바람'을 발매한다.


'소방차'의 원곡을 리메이크 한 곡으로써, 칠학년일반의 방향성을 짐작할 수 있는 곡이다.


살짝 코믹한 느낌을 살려 리메이크를 했으며,


(저예산이기는 해도) 뮤직비디오를 원테이크로 찍은 것이 특징이다.


이 앨범으로 하여금 '제2의 크레용팝'이 될 것인가, 하는 수식어가 붙었으며


전체적으로 '잘 뛰어노네'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안무도 인상적이다.


1절이 진행 되면서, 개인 파트가 있는 멤버는 본인 파트가 끝날 시점에 썬글라스를 끼게 되는데,


이 때문에 '한빛나', '유화', '고은실', '강민주' 순서로 서서히 썬글라스를 끼고


후크 직전에는 1절에 개인 파트가 없었던 나머지 멤버들이 한 번에 썬글라스를 끼는 점도 주목하면 좋다.




2015년 8월 28일에는 'Believe'를 발매한다.


다시금 희망을 주는 메세지와 곡 분위기를 내는 노래를 냈다.


하지만 'Always' 때는 안무 한 동작이 노래의 전체를 망쳐놨다면


'Believe'는 파트 일부분이 노래의 전체를 붕괴시켰다.


바로 후크에서 코러스로 나오는 "믿어 믿어" 부분 때문이다.


곡의 진행이 순조롭다가 뜬금포로 발사된 "믿어 믿어" 코러스 부분은


우리 모두를 그지 깽깽이처럼 충격과 공포의 세계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2017년 1월 12일에는 '나를 기억해주세요'를 발매한다.


일본 활동에 의해 힘을 조금 얻었는지


한국에서도 본격적인 온라인 활동을 시작하는 계기판을 마련했다.


실제로 이 곡은 걸그룹으로써 도전하기 의외로 힘들다던 발라드곡임에도 불구하고


칠학년일반의 공식 유튜브에는 이 곡을 통한 각종 영상이 마련되어 있을 정도다.







제2의 크레용팝 타이틀


칠학년일반은 '제2의 크레용팝'이라는 타이틀을 어느 순간 얻게 되었다.


'이별 파이팅', '하얀바람' 등 곡이 상당히 B급의 느낌을 냈었고


조금 더 좋은 말로 표현하자면 그녀들이 상당히 유쾌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걸그룹 '풍뎅이'와는 다르게 칠학년일반은 이 타이틀에 대해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아마 크레용팝과는 추구하는 방향성이 달랐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결국 칠학년일반은 자연스레 제2의 크레용팝 타이틀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보자면 크레용팝이 몰락한 지금 시점에서, 선견지명이 아닐 수가 없다.







컨셉에 너무 충실하지 말자니까


하지만 선견지명을 나타내지 못 한 안타까운 사례가 존재한다.


바로 멤버 '유화'의 빵셔틀 논란이다.


다만 유화가 학창시절 빵셔틀이었다는 것 때문에 논란이 된 것이 아니다.


칠학년일반은 학교 컨셉에 맞추어 각자 '별명'이라는 이름으로


각 반에 꼭 한 명 쯤은 있을 법한 학생의 주요 담당을 붙였다.


이를테면 '반장(백세희)', '부반장(강민주)', '오락부장(신이랑)', '체육부장(권소정)', 

'똘끼(한빛나)', '미화부장(고은실)'인 셈이다.


하지만 하필 유화에게는 "빵셔틀"이라는 타이틀을 선사함으로써 논란에 기름 같은걸 끼얹었다.


걸그룹에게 빵셔틀이라는 별명을 부여함으로써 학교폭력을 미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꽃이 타올랐다.


이에 소속사 측은 "멤버 유화가 빵을 좋아해서 붙인 별명"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반장, 부반장 등의 별명을 붙이는건 꽤나 괜찮은 컨셉이었지만,


빵셔틀 말고 다른 것도 많았을텐데 왜 하필 저 단어를 선택했는 지는 퀴즈와도 같다.







더 본질적인 사진을 올리고는 싶었지만


논란은 이것 뿐이었나?


그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칠학년일반은 논란이라는 불씨에 인화물질을 하나 더 투여한다.


바로 속옷 노출 논란이다.


걸그룹으로써 속옷 노출 논란은 이제는 전례행사와도 같은 일인데,


앞서 언급했던 'Always'의 치마를 들추는 안무 때문에 생긴 일이다.


준비한 무대 의상 중 속바지 한 벌이 부족했고, 


녹화를 앞두고서 바로 무대에 올라가야 했던 상황이었기에 벌어진 일이었지만


차라리 치마를 덜 들추거나 했다면 이 정도까지는 오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다만 더 슬픈 점은,


이런 논란이 커지고나서도 대중들의 관심이 크지 않았다는 점이다.


숙연해진다.







유쾌 에너지는 주체불가


그녀들은 유쾌한 정도가 도를 넘어섰다.


너무 유쾌해서 보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절로 지어질 정도다.


유쾌상쾌통쾌 게이지는 이센스처럼 컨트롤 할 수가 없다.


비글미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이는 '나를 기억해주세요'와 관련된 유튜브를 보면 잘 알 수 있는데,



이 모든 춤들이 발라드곡에 맞추어 추는 춤인 것을 알아둬야 한다.

(막춤인지라, 실제 무대에서 쓰이는 안무는 절대 아니다)


분명 흘러나오는 노래는 발라드임에도 불구하고,


걸그룹이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음에도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그녀들.


참 매력있다.







비록 논란의 중심지점이 되기는 했지만


칠학년일반은 어째 큰 논란을 몰고 다니면서도


인지도의 획득에는 실패를 거듭했다.


지금까지 냈던 앨범조차도 큰 호응을 얻지는 못 했다.


아무래도 TV출연에 거의 반포기 상태여서 벌어진 결과가 아니었을까.


실제로 칠학년일반을 방송에서 찾는 것은 여자친구 찾기만큼 어려우며


축제와 행사 등에만 매진하는 듯한 모습이 쉽게 보인다.


이 연장선으로 일본활동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상당히 뿌듯하다.


비록 TV에서 보기는 어려워도, 이렇게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


부디 이런 활기찬 모습을 오래 보여줬으면 한다.




여담으로,


칠학년일반의 멤버(백세희, 강민주, 신이랑, 권소정, 한빛나, 유화, 고은실)는 각자 본명을 사용 중인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백세희'의 본명은 '장지수'

'강민주'는 '신성은'

'신이랑'은 '김현아'

'권소정'은 '한원정'

'한빛나'는 '오승은'

'유화'는 '고유빈'

'고은실'은 '고유선'이다.

Posted by 이라지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