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의 컨셉은 수식하는 말만 다르지, 사실 크게 보자면 비슷한 편이다.
청순하다. 상큼하다. 섹시하다. 걸크러쉬.
이 4가지의 범주를 벗어나는 경우는 크게 찾을 수 없다.
그나마 '에프엑스(f(x))'와 '레드벨벳(Red Velvet)'으로 하여금 형용할 수 없는 도전적인 노래의 걸그룹이 나오고
'오렌지캬라멜(Orange Caramel)', '크레용팝(Crayon Pop)'에 의해 엽기적인 컨셉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어두침침한 걸그룹은 그 중에서도 솎아내기 힘들다.
솔직히 그렇다.
어느 누가 분위기 어두운 걸그룹을 내려고 하겠으며,
어느 누가 그런 걸그룹의 노래를 들으려고 하겠는가?
하지만 이런 고정관념을 쾌변처럼 당당히 타파한 걸그룹이 있다.
파해법은, 어두운 분위기여도 대중성을 한 컵 넣으면 되는 것이었다.
바로 '드림캐쳐(Dreamcatcher)'다.
전 이름은 '밍스(MINX)'. 검색창에 '밍스'를 쳐도 드림캐쳐가 나온다.
그렇기에 '드림캐쳐'라는 이름으로는 2017년 데뷔를 했지만,
사실 '밍스'라는 이름에서 개명을 한 것이기에 2014년에 데뷔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 누구도 'BP라니아'와 '라니아'를 독립되게 보지 않는다. 이와 똑같다)
성명학의 기운을 제대로 받은 그녀들
그녀들은 '밍스'라는 이름으로 2014년 9월 22일 '우리 집에 왜 왔니'를 발매한다.
"라면 먹고 갈래?"의 유행을 노래로 담아낸 노래이다.
하지만 첫 소절부터 힙합 느낌을 내는 비트가 다소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며
걸스힙합 컨셉의 걸그룹도 아닌데, 의상 또한 전혀 그런 모습이 아닌데 하며
의아함을 들게 하는 부분이 매우 아쉬운 곡이다.
전체적인 구성이나 완급조절은 나름 준수했으나, 시작 바늘부터 좋지 못 했다.
처음에 이목을 끌지 못 하니 끝까지 질질 끌려다닐 뿐이다.
2015년 7월 2일에는 'Love Shake'를 발매한다.
같은 소속사의 언니 그룹으로 있는 '달샤벳'의 노래를 리메이크 한 곡인데
시원시원한 수영복 의상이 눈에 띄는 곡이다.
하지만 달샤벳조차도 성공 시키는데에 실패했던 노래를 리메이크 했음은
다소 무리하는 판단이 아니었을까.
실제로 대중들의 반응도 냉매를 가져다놓은 듯 했다.
2017년 1월 13일, 멤버 '한동'과 '가현'을 영입하여
'밍스'에서 '드림캐쳐'로 이름을 바꾼 후 'Chase Me'를 발매한다.
그녀들, 왜 이제야 나타났을까
지난 과거를 다 잊어버리고 새로 시작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냈던 노래가
상당히 괜찮다.
잔잔한 피아노 사운드 뒤에 이어지는 일렉기타는 우리들을 긴장하게 만든다.
드림캐쳐, Chase Me, 성공적
이렇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면서,
지금까지 왜 그렇게 본성을 감추고 있었는가
그늘에 가려진 그림자
우선 드림캐쳐는 밍스로 활동하던 시절 비교적 푸시를 받지 못 했다.
같은 소속사의 언니 그룹으로 있던 '달샤벳'이 있었기 때문이다.
데뷔 당시에 이를 마케팅에 사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등가교환의 댓가로는 푸시를 덜 받는 조건이 있었던 것일까.
달샤벳은 꾸준한 앨범을 발매하고 활동을 이어나가는 동안에도
밍스는 앨범조차 제대로 내지 못 하고 행사만 전전했다.
또한 달샤벳은 활동기, 비활동기 가리지않고 V앱 등으로 꾸준히 소통도 진행하고 했지만
밍스는 그러지 못 했다.
활동기에조차 팬들과 소통하지 못 했다.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했다.
그림자를 보려면, 그늘이 아니라 햇빛으로 나와야지.
하지만 요즘은 상황이 달라졌다.
이제 달샤벳은 안 되겠다 싶었는지 드림캐쳐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이 가시적으로 보인다.
'V Live'에 드림캐쳐라는 단독 채널을 만들어서 운영을 할 정도로 말이다.
이제 달샤벳이라는 품 속을 벗어나 독립을 한 것이다.
멤버들의 유머감각 또한 상당히 뛰어난 편이어서 반응도 괜찮게 나오고 있다.
해외 K-Pop 팬들에게도 좋은 양분이 되어주고 있을 정도다.
버벌진트처럼 드림캐쳐의 시작이 좋아.
하긴, 조금 헷갈리긴 했다.
타이밍 탓인지, 운명의 장난인지
멤버 2명을 새로 영입하고 이름을 바꾸고 컨셉을 새롭게 하자 반응은 폭발적이게 되었다.
그 중 이름을 바꾼 것이 가장 크지 않았나 싶다.
솔직히 '밍스(MINX)'라는 이름은 임팩트도 존재하지 않았고, 너무 비슷한 이름이 많았다.
긱스(Geeks), 빅스(VIXX), 믹스(MIXX), 윙스(Wings)
이렇게 이름이 비슷한 경우는 쉽게 찾을 수 있다.
7인조 걸그룹 '다이아(D.I.A)'와 4인조 걸그룹 '다이아걸스(Diagirls)',
5인조 보이그룹 '임팩트(IMFACT)'와 5인조 보이그룹 '엠펙트(MFECT)',
4인조 걸그룹 '투아이즈(2EYES)'와 9인조 걸그룹 '트와이스(Twice)'
하지만 밍스는 4팀이나 비슷한 사례가 있으니, 개명을 했음은 아예 본인이 자처해서 피한 것이니
상당히 좋은 선택이라 본다.
여담으로,
2012년 2월 9일 발매 '쇼콜라(Chocolat)'의 '하루만 더',
2012년 2월 8일 발매 '스텔라(Stellar)'의 'U.F.O',
2012년 2월 8일 발매 '스피카(Spica)'의 '러시안룰렛'
3팀의 앨범 발매 시기와, 팀명이 매우 비슷했던 탓에
당시 음악방송을 보면 MC가 이름을 헷갈려 NG를 낸 경우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사람들도 너무 비슷해서 이 셋을 구분하는 데에 시간이 조금 걸렸고 말이다.
그렇기에 비슷한 팀명은 의도치 않게 위험부담이 따른다.
과격한 그들의 손짓, 몸짓
'여자친구'가 성공한 이후로 걸그룹 안무의 유행이 조금 바뀌었다.
동선이 아름답고, 몸짓이 순진하고, 곡선이 예뻐야했던 걸그룹의 안무가
굳이 걸크러쉬, 걸스힙합이 아니어도 과격한 안무가 존재하는 것.
이제 치마를 입어도 안에 속바지가 보이지 않게끔 조심해서 안무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
안무를 하면서 속바지가 보이는 것 조차도 안무 동선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이런 경향은 과격한 걸그룹 안무의 유행에 박차를 가한다.
드림캐쳐도 이 유행을 잘 따라오고 있다.
물론 '여자친구'가 '파워풀'하고 '힘찬' 안무라면, 드림캐쳐는 '과격'하고 '파격적'인 안무에 가깝긴하다.
그래도 동선 자체가 역마살이 낀 듯 여기저기를 계속 왔다갔다하며
동작 자체도 힘이 힘껏 들어가있다.
머리채를 잡는 안무는 이에 화룡정점을 찍으며, 숱한 커버를 낳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다음 앨범으로 이 분위기를 이어나가는 것인데. . .
생소한 컨셉, 친숙해질 수 있을까?
드림캐쳐가 지금 당장에 해결해야 할 과제다.
걸그룹으로써 이런 분위기를 냈던 그룹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일본에는 이보다 더 본격적으로 '베이비메탈'이라는 3인조 그룹이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꿈만 같은 이야기다.
메탈 장르 불모지의 대명사와도 같은 우리나라에서 이런 느낌의 걸그룹이라 하면
4인조 걸그룹 '프리츠(Pritz)' 정도이지만 그녀들은 실패를 겪었다. 상당히.
(프리츠의 노래는 너무 본인만의 색상이 짙었던 탓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드림캐쳐는 메탈의 어두운 분위기만 수용을 하고,
노래를 만들어냄에 있어서는 대중적이면서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는 곡을 만들어냈다.
이런 분위기를 멤버들이 잘 수용하고 있기도 하고.
그렇기에 노래를 들음에 있어서 어색함이 없다.
이 기세와 느낌을 잘 활용해야 하고, 잊지 말아야 한다.
방심하지 말아야한다.
데뷔 4년 만에 드디어 큰 빛을 본 그녀들이기에
너무 눈부셔하지 말고 태양을 향해 달려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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