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걸그룹 시장에서 살아남기란
도저히 답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때로는 이를 두고 노답(No Answer)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척박하게 갈라져가는 세계관에 대한 문제를 풀어나갈 때,
아무리 찾아도 정답이 보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항상 힌트를 요구한다.
전화 찬스든 인터넷 찬스든
그 무엇인가 해답을 찾을 실마리를 필요로 한다.
과연 사주팔자는 이 그룹의 이름을 잘 이끌어나갈까?
2017.03.31 탕탕탕
이 노래를 듣다가 문득 짬뽕 한 그릇이 먹고 싶어진다면
지극히 정상이다.
왜냐면 정말 알게 모르게 많은 요소를 합쳐놨기 때문이다.
진지충을 위해 설명을 덧붙이자면,
합쳐놨다기 보다는 그녀들의 모습 구석구석에서 이미 기존에 존재하는 비슷한 컨셉의 아이돌이
여럿 생각이 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노래는 살짝 세미 트로트의 느낌이 난다.
처음 나오는 멜로디도 그렇고, 안무도 그렇고.
후반부 싸비에서 뜬금포로 등장하는 꺾는 소리는 이를 더욱 확고하게 만든다.
솔직히 처음 봤을 때는 안무 때문에 B급 코드(오렌지캬라멜, 크레용팝 등)도 약간 차용한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다보면 그건 또 아닌 듯 하다.
그녀들의 데뷔곡 탕탕탕. 핑거팁 네 맘을 겨눌게
은근히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소재인, 총을 겨누는 곡이다.
단편적인 모습으로 보자면 '여자친구 - Fingertip', '스피카 - Russian Roulette',
'레드벨벳 - Russian Roulette', '에이블 - 빵야빵야' 가 생각이 난다.
사랑의 총알을 겨누겠다는 의미가 담아져 있으니
내용적인 모습으로 보자면 '오마이걸 - Cupid' 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총을 쏜다는 그 이미지에 의하여
행사 무대 의상이 '워너비 - 전체 차렷', '워너비 - 손들어' 처럼
각종 제복을 무대 의상에 맞게 각색한 것이 눈에 띈다.
그런데 왜 방송 무대에서 한 번은 어울리지 않게 핑크색 교복 의상을 입어서. . .
뭐 물론 이것도 이것 나름대로 나쁘지는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글쎄, 곡 컨셉과는 조금 거리감이 있지 않나 싶다.
이달의 소녀는 1/3, 힌트는 0/3개
이렇게 멀쩡한 멤버들을 데리고
도무지 전체적인 컨셉의 방향성을 알 수 없는 세미 트로트를 함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다른 컨셉으로 해도 잘 할 것 같은데 말이다.
물론 이는 조금 딜레마이기도 하다.
섹시컨셉을 하면 "섹시컨셉 하면 다 뜨는 줄 아나봐?" 라는 반응
청순컨셉을 하면 "요즘 걸그룹은 너도나도 다 저런 컨셉이야!" 라는 반응
엽기컨셉을 하면 "크레용팝 따라하네?" 라는 반응이 뒤를 따른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트로트 걸그룹으로 방향을 잡지도 않았는데 트로트 느낌의 음악이라니
어째 갈 길이 그렇게 순탄치만은 않아보인다.
가요계의 해답을 풀어나갈 힌트가 되고 싶다는 그녀들이건만
막상 힌트를 쓰려고 하니 아직 충전이 되지 않아 쓰지를 못 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서 한 개 충전이 된다면,
다음 앨범에 대해 스스로에게 힌트를 사용해야 할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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