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는 역시 냉면이오, 겨울에는 호빵과 군고구마다.


호빵이라도 먹으려면 너무 뜨거워 왼손 오른손은 랠리를 주고 받고


입 안에서는 입김이 나와 자연적인 가습기가 따로 없다.


아마 이 걸그룹을 취급할 때도, 그렇게 다뤄야하지 않을까.


이제 데뷔 1달이 된 매우 뜨끈뜨끈한 걸그룹이기 때문이다.


어찌나 뜨끈뜨끈한 지 몇 초 지나지 않아 이불 안이 데워질 것만 같다.


지금 당장에 소방차를 불러야만 할 것 같다.


What The Firetruck





그 걸그룹은 바로 (사진 왼쪽->오른쪽 순) 자인, 소예, 하리, 솔림, 한설로 이루어진


5인조 걸그룹 '피터패트(PITAPAT)'다.


2017년 2월 7일에 데뷔했으니, 보는 것만으로도 굴뚝마냥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것 같다.


그 어떠한 아이돌 노래가 나와도 춤을 다 소화해낼 수 있는 한설,


흥이 너무 넘치는 자인,


성대모사 괜찮게 하는 소예의 모습을 보아하니


영락없는 신인의 모습이다.


뛰어난 열정과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져있는 그녀들의 모습. 풋풋하다.





역시 신인걸그룹이라 그런지(?) 정보가 너무 없다.


'한설'이 애니메이션 덕후라거나(본인이 스스로 밝힘)

'하리'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샌드위치 가게 알바생으로 출연한 적이 있다거나,

'소예'의 예명 의미는, 본명이 '예은'인데 친구들이 "소중한 예은이"라고 부른 별명에서 따온 것


이라는 정보밖에 채굴해내지 못 했다.


하지만 소속사의 크기가 크지 않으니 마땅히 생각해낼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걸그룹 이름이 '피터패트'인데, 소속사 이름이 '피터패트엔터테인먼트'다.


소속사조차 풋풋한 신상이다.


소속사 건물의 굴뚝에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를 것만 같다.





피터패트는 2017년 2월 7일 'Sign'을 발매했다.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 신스팝 장르로 모습을 드러냈다.


야생의 피터패트가 나타났으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녀들의 노래를 포획하는 것.


하지만 이 노래는 친화력이 있는 초식동물과도 같아서


매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노래다.


안무 또한 상당히 쉽게 이루어져 있으며, 


부드럽게 움직이지만 힘이 들어가있는 전체적인 안무 구성이 눈에 띈다.




파트 분배로 랩 담당을 따로 두지 않은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노래가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것을 막기 위해 랩을 따로 두는 경향을 무시하고


노래로만 한 곡을 꽉꽉 눌러담았다.


랩은 너무 어정쩡하면 '다 된 밥에 랩 뿌리기'를 범하기 쉽지만, 그런 위험요소를 애초에 넣지 않았다.


물론 Sign에서는 보는 입장에 따라서 랩이라고 할 수 있는 파트가 존재하나,


랩 담당 멤버를 따로 두지 않았으니 어떻게 보면 없다고 보는 것이 맞기도 하다.


심지어 랩이라고 볼 수 있는 파트가 4마디, 8마디처럼 된 것이 아니라 짤막한 1~2마디 가사다.




또한 의외로 파트 분배가 상당히 잘 이루어진 것도 주목할 만 하다.


보통은 보컬 기량의 차이가 매우 커서 누군가는 1분을 노래 할 때


누군가는 10초도 노래하지 못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현상은 멤버 수가 13명이건 6명이건에 상관없이 발생한다.


하지만 5명 모두 파트 분배가 고루고루 이루어졌음과,


한 마디씩 치고 빠지는 경향이 상당히 적다는 것은


멤버 모두의 실력이 괜찮음을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아닐까.




실제로 파트 분배가 


후크를 '한설'과 '소예'가 도맡아서 부르다보니 조금 과편중이 있어 보일 뿐이지


사실 이를 참작하고 따지고본다면 파트 분배가 상당히 괜찮은 편이다.


적어도 노래 러닝타임 3분 남짓한 시간 중에 개인 파트가 4초인 것은 아니니. . .





오랜만에 괜찮은 신인 걸그룹을 발견했다.


지금껏 신인 걸그룹이라 하면, 다들 너무 성급해보였다.


빨리 돈을 벌어야겠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듯


너무 저질스러운 퀄리티의 노래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중형 이상의 소속사라면 차라리 괜찮지만 소형 소속사의 경우, 이런 경향이 상당히 심각하다.


나름대로의 긴박감과 사유가 있겠지만, 장기적인 면을 본다면 전혀 옳지 못한 생각이다.


하지만 피터패트는 뭔가 달랐다.


소형 소속사에서 내는 신인 걸그룹 치고는 노래가 상당히 준수한 편이며,


안무도 오합지졸의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않고 있다.


조금만 더 다듬어지고 홍보가 이루어진다면 충분히 좋은 걸그룹이 될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이라지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