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비빌 곳에 비벼야지"라는 말이 나올 수는 있겠지만, 그냥 문득 보다보니 공통점이 여럿 보였다.
가장 큰 틀에서 보자면 여러가지 컨셉의 변화를 시도했지만 대중들의 반응이 매우 싸늘했다는 것이 주요 골자인데, 이 과정에서 여럿 공통점이 보였다.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는 말았으면 한다.
1. 첫 시작은 매우 평범했다. 청순하거나 발랄하거나
헬로비너스(Hellovenus) - 차 마실래?
베이비부(Babyboo) - Boo Boo Boo
헬로비너스가 본격적으로 대중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때는
후술하겠지만 '위글위글' 혹은 '난 예술이야' 즈음 부터이다.
때문에 그녀들의 이미지가 썩 좋은 편만은 아니었지만 데뷔 당시 헬로비너스는 꽤나 평범했다.
2012년 5월 9일 'Venus'
2012년 12월 12일 '오늘 뭐해?'
2013년 5월 2일 '차 마실래?'
모두 섹시 혹은 걸크러쉬와는 거리가 먼 노래들이었다.
베이비부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2015년 5월 27일 'Boo Boo Boo'
2016년 1월 19일 '열두시'
여전히 섹시함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컨셉의 노래들로 가요계에 발을 들였다.
BooBooBoo는 청순 그 자체였고, 열두시는 꽤나 상큼발랄한 노래다.
헬로비너스든 베이비부든 최근 보여지는 모습과는 다르게
데뷔 당시에는 상당히 일반적인 모습만을 보여주었다.
2. 하지만 처참한 결과들
헬로비너스(Hellovenus) - 오늘 뭐해?
베이비부(Babyboo) - 열두시
하지만 그 결과는 매우 참담했다.
헬로비너스 같은 경우에는
Venus로 파이팅을 부여하고, 나머지 두 곡은 청순 컨셉을 기반으로 한 노래를 했다.
하지만 2012년과 13년 당시에는 섹시 컨셉이 상당한 호황기를 겪고 있던 시기여서
이런 보편화된 컨셉으로는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 매우 어려웠다.
비슷한 컨셉 쪽으로는 '에이핑크(Apink)' 외에 모두 몰살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었을 정도니.
베이비부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열두시' 같은 경우에는 노래가 가벼우면서도
귀여운 일탈을 노래하고 있으니 적어도 좋은 반응은 못 이끌어내도 혹평을 받지는 않았다.
하지만 BooBooBoo 같은 경우에는 그 노래의 퀄리티가 꽤나 처참했었기 때문에
어찌하건 관심을 크게 받지 못 했다.
똑같은 청순 컨셉이었지만, 헬로비너스는 노래가 너무 밍밍해서 반응이 차가웠고
베이비부는 노래가 너무 좋지 않아서 반응이 싸늘했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이런 반응이 그녀들을 '그 컨셉'으로 이끌었는지도 모른다.
3. 걸그룹 컨셉 최후의 보루. 섹시컨셉
헬로비너스(Hellovenus) - 끈적끈적
베이비부(Babyboo) - Kiss Me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고야 만다.
섹시컨셉.
하지만 섹시컨셉은 양날의 검과도 같다.
왜 그런 말도 있지 않은가
"다른 컨셉에서 섹시컨셉으로 전향하는 것은 매우 쉬워도,
섹시컨셉에서 다른 컨셉으로 변화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꽤나 여러가지를 시사하고 있는 말인데, 헬로비너스와 베이비부가 이 길을 선택해버렸다.
헬로비너스는 2014년 11월 6일 '끈적끈적'을 시작으로
2015년 1월 5일 '위글위글'까지,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말았으면 했는데 이미 건너버렸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섹시컨셉을 하니 대중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뜻밖의 섹시컨셉을 하는 것에 위화감을 느낀 일부 팬들이 떨어져나가기 시작했고
'뜨기 위한 섹시'를 하는 모습이 역력해서 이에 거부감을 느낀 이도 적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런 난관 속에서도 기어코 이미지 메이킹에 나름 성공한 '스텔라(Stellar)'의 사례도 있으니
무조건 나쁘다고만은 볼 수는 없었다.
베이비부도 2016년 5월 24일 'Kiss Me'를 발매한다.
분명히 청순하고 아기자기한 노래만 할 것 같은 '베이비부'라는 팀명과는 다르게
아예 대놓고 유혹을 시도하는 내용을 담은 노래를 발매했다.
하지만 이미 섹시컨셉이 자취를 감춰버린 시기이기도 했고,
베이비부의 고질적인 문제인 노래의 퀄리티를 높이지 못 했기 때문에
똑같이 최후의 보루를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헬로비너스는 그나마 큰 그림의 가능성이 보였지만 베이비부는 그마저도 역력치 않았다.
4. 섹시컨셉을 벗어난 멤버가 2명씩
헬로비너스 前 멤버 윤조
헬로비너스 前 멤버 유아라
베이비부 前 멤버 채이
베이비부 前 멤버 소리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각자의 판단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러한 섹시컨셉을 시도하기 전에는 각각 2명씩의 멤버가 탈퇴를 한 상태였다.
헬로비너스가 '끈적끈적'을 발매하기 전에는,
합작 프로젝트의 종료를 이유로 윤조, 유아라가 탈퇴를 했고
베이비부가 'Kiss Me'를 발매하기 전에는
소리, 채이가 탈퇴를 한 상태였다.
헬로비너스는 윤조, 유아라의 탈퇴 후 서영, 여름을 영입하여 그대로 6인조 체제로,
베이비부는 소리, 채이의 탈퇴 후 다빈을 영입하여 4인조에서 3인조로 정비를 했다는 점이 다르다.
5. 하지만 과도한 컨셉의 변화는 화를 불렀다.
헬로비너스(Hellovenus) - 위글위글
베이비부(Babyboo) - Kiss Me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이 섹시컨셉이 대중들에게 이끌어낸 반응은 썩 좋지 않았다.
비록 '섹시컨셉은 걸그룹의 흥행 보증 수표'라는 말이 있었지만 다 옛말이 된 지 오래
일부 네티즌들은 '언제까지 청순 걸그룹만 나오냐. 여름임에도 왜 섹시 컨셉이 안 나오냐"
하는 반응을 보이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래도 섹시컨셉이 너무 남발되었던 시기가 있었던 탓에
섹시에 인색한 것은 아무래도 사실이다.
그리고 헬로비너스와 베이비부가 어쩌면 이 사실을 간과했던게 아닐까 싶다.
헬로비너스는 청순한 노래에서 너무 급진적으로 섹시 컨셉으로 전향했기 때문에
기존에 헬로비너스를 알고 있었던 사람들로부터 거리감을 느끼게 만들기엔 충분했다.
베이비부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중간에 일련의 과정 없이 갑자기 휙휙 바뀌어버렸는데 바로 적응한다면
그것도 나름대로 이상한 부분이다.
하물며 비슷한 경로로써, 일반적인 컨셉에서 섹시로의 전향에 성공한 걸그룹 '걸스데이(Girl's Day)'는
'나를 잊지마요'에서 'Something'까지의 컨셉 변화 도중에
'기대해'라는 일종의 징검다리를 놓으면서 비교적 자연스럽게 컨셉 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헬로비너스와 베이비부는 이런 모습이 없었으니 부자연스러운건 당연하다.
거기다가 헬로비너스의 위글위글 같은 경우에는
똑같은 말을 기묘하게 단어만 바꿔서 몇 번이고 반복을 하고,
"엉덩이를 씰룩 씰룩쌜룩 좌로우로 씰룩 씰룩쌜룩" 등 유치함이 묻어나오는 가사는
이 노래의 가치를 하락시키는 데에 일조 하기도 했다.
6. 섹시가 최선이었나? 그럼 차선책도 있었다.
헬로비너스(Hellovenus) - 난 예술이야
베이비부(Babyboo) - 내 몸매가 어때서
청순도 섹시도 먹히지 않으니 이 두 그룹이 공통적으로 선택한 파훼법은 바로
EDM이다.
클럽에서 틀면 반응이 좋을 법한 분위기로 노래를 뽑아내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노래를 일정 수준만 뽑아내도 무조건 평타는 칠 수 있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꽤나 적은 것이 장점인 장르다.
그리고 이미 성공한 선례로 '배드키즈(Badkiz) - 귓방망이'나 '바밤바' 등이 있으니
꼭 개척해나가야만 하는 시장도 아니었다.
실제로 베이비부의 '내 몸매가 어때서'는 반응이 좋았다고 말 할 수는 없었어도
헬로비너스의 '난 예술이야'는 상당히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잘 뽑힌 덕분에 어디를 가든 어렵지 않게 이 노래를 들을 수 있었으며
음악 방송에서도 꽤나 모습을 자주 보였다.
하지만 이 노래로 하여금 헬로비너스가 우뚝 섰다거나 그런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반응은 좋았지만 그 반응도 오래 가지는 못 하고 금새 식어버렸으니 말이다.
사람들의 관심을 쉽게 얻을 수 있으나, 빠르게 식어버리는 것이 EDM의 장점과 단점이다.
그리고 헬로비너스는 이러한 경향을 그대로 들이받았고.
하다못해 그녀들의 의상과 메이크업이 조금 더 세련되었다면 그나마 괜찮았으련만
너무 삐까뻔쩍 화려한 의상과 화장은 되려 '촌스럽다'는 느낌을 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7. EDM곡의 주제는 '자신감'
헬로비너스(Hellovenus) - 난 예술이야
베이비부(Babyboo) - 내 몸매가 어때서
그런데 EDM으로 갈아탄 것 외에 공통점이 또 있었다.
노래에 담겨져 있는 가사의 내용이 흘러 넘치는 자신감에 대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자신감'이란 "그래! 나는 해낼 수 있어"의 용기를 겸비한 자신감이 아니라
"흥! 앞으로 나를 부를 때는 '완벽함'이라고 불러줘" 느낌의
콧대 높은 자신감이다.
두 곡 다 제목에서 부터 느껴지지 않는가
"난 예술이야"
"내 몸매가 어때서"
8. 실패를 반면교사 삼지 못 했다
헬로비너스(Hellovenus) - Mysterious
베이비부(Babyboo) - Right now
청순컨셉? 실패. 섹시컨셉? 실패. EDM? 실패.
하지만 그럼에도 이 두 그룹은 정확한 문제점 진단을 끝내지 못 하였는지
지난 실수를 반면교사 삼지 못 했다.
2017년 1월 11일 발매한 'Mysterious'는
섹시컨셉을 베이스에 두고는 있지만 그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위글위글처럼 섹시에 대부분의 중점을 두지도 않았고,
끈적끈적처럼 노래가 귓가에 기분 나쁘게 끈적끈적 달라붙지도 않았고,
난 예술이야처럼 촌스러운 모습도 보여주지 않았다.
오히려 멤버들의 외모는 이 앨범 발매 당시에 정점을 찍었다고도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는 컨셉이나 비주얼에만 존재했던 것이 아니라
노래에 있었던 것은 아닐까.
멤버들이 멤버들인지라 안무 쪽에서 필살기를 두기도 힘들테니 노래로 끝장을 봤어야 했을텐데.
그 부분이 미처 채워지지 않았던 지라,
막상 다른 부분은 다 괜찮은데 너무 평범하게 흘러가는 노래는
팬들로 하여금 스스로 노래를 다시 듣게끔 하는 매력이 다소 떨어져버렸다.
베이비부도 상황이 썩 다른 편은 아니다.
물론 헬로비너스는 섹시와 EDM 후에 Mysterious를 발매했고,
베이비부는 섹시와 EDM 사이에 Right Now를 발매했지만
섹시컨셉으로 피를 보고도 이런 노래를 채택했다는 점은 실패를 반면교사 삼지 않은 것이 맞다.
Right Now 발매 당시에는 '지유니'와 '세희'가 새 멤버로 영입되었다. . .가
얼마 지나지 않아 탈퇴를 했다. 음 아무튼
새 멤버를 영입함에 있어서 보컬 담당이 아니라 비주얼 담당을 2명 영입하다보니
그나마 있던 메인보컬의 파트 비중이 줄어들어 노래가 더욱 하향 평준화 되는 결과를 낳았다.
그리고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가성.
그렇다고 애드리브가 휘황찬란한 것도 아니고,
처참하다는 단어로밖에 설명이 안 될 정도의 노래가 나와버렸다.
그나마 베이비부가 냈던 노래들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괜찮은 곡이지만 그마저도 망쳐버린 셈이다.
9. 노래를 꽉꽉 채우지 못하는 메인보컬
헬로비너스(Hellovenus)의 메인보컬 앨리스
베이비부(Babyboo)의 메인보컬 다빈
물론 지금껏 처참한 실패를 겪어왔던 것에는 컨셉의 실수가 다소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메인보컬이 본인의 위치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 하는 부분도
쉽게 간과할 수는 없다.
노래가 진행됨에 있어서 심심하지 않게끔 느끼게 만드는 것이 메인보컬의 역할인데
두 그룹 모두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지 못 하고 있다.
물론 '크레용팝(Crayon Pop) - 빠빠빠'처럼 가창력을 뽐낼 수 없는 노래라면 할 말이 없지만
몇 개의 앨범을 발매하면서 모두 빠빠빠 같은 노래를 낸 것은 아니지 않던가.
후반부 후크에서 애드리브를 한 번 쯤은 줄 법도 하지만 그러지 않고 있다.
물론 다른 멤버들의 기량이 전체적으로 뒤떨어진다면
그에 맞춰서 노래를 만들다보니 메인보컬에게는 다소 불리하게 파트가 배정될 수는 있다.
하지만 꼭 그렇다고도 볼 수는 없으니 참 아이러니하다.
보통은 노래하는 것을 들어보면 "아 얘는 노래 좀 하니까 메인보컬이겠구나" 느낌이 오는데
두 그룹 모두 그런 느낌이 썩 들지는 않고,
메인보컬인 것을 알고서 노래를 들어야
다른 멤버들에 비해서 노래를 안정적으로 하고 있음이 들리는 정도다.
10. 큰 힘을 쓰지 못 하는 비주얼 담당
헬로비너스(Hellovenus)의 비주얼담당 나라
베이비부(Babyboo)의 비주얼담당 샤인
사실 메인보컬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비주얼 담당이다.
밴드로 치면 그 존재는 기타리스트와도 같다.
청각적인 요소에서 힘을 쓰는 것은 메인보컬이고,
시각적인 요소에서 힘을 쓰는 것은 메인댄서가 아니라 비주얼 담당이다.
그 외모가 아름다워 그 멤버에 꽂히게 되면 그 팀 자체에 애정도 가게 되는 것이 사람 마음이다.
어찌하건 비주얼 담당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말인데,
헬로비너스와 베이비부는 비주얼 담당이 꽤나 힘을 못 쓰고 있다.
헬로비너스의 나라 같은 경우에는 어느샌가 주가가 서서히 올라가기 시작해서
배우로도 활동하며 '탈 아이돌'이라는 칭호까지 얻을 정도로 비주얼이 뛰어난데,
사실 그렇다고는 해도 나라 덕에 헬로비너스가 부상했다거나 하는 느낌은 딱히 없다.
언프리티랩스타에서 '와썹(Wa$$up)'의 '나다'가 엄청난 이름값을 날렸지만
막상 와썹이라는 걸그룹에 대해 대중들의 시선이 돌아가지는 않은 것과 비슷한 이치가 아닐까.
나라는 이제 어디를 가도 사람들의 낯에 익지만
헬로비너스라는 그룹을 살리기에는 너무 나라만 집중 조명 되고 있는 감이 있다.
그것도 나라를 '아이돌'이 아니라 '배우'로써 조명하여 헬로비너스에는
안 그래도 눈길이 가지 않았는데 더더욱 눈길이 가지 않고 있다.
베이비부의 비주얼 샤인 같은 경우는. . .
어. . .
맨 왼쪽이 샤인이기는 한데. . .
비주얼. . . 담당. . .
분명 비주얼이라고. . . 적혀 있는데. . .
아마 베이비부 '다빈'하고 헷갈렸던 것은 아닐까
ㅎㅎ. . .ㅋㅋ;; ㅈ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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